독일이 통일된 이유

독일이 통일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여러 가지 이유와 배경을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주된 이유에 대해 저의 견해를 말씀드려볼까 합니다. 

자유에 대한 열망

여러분들은 자유의 사전적인 의미는 알아도 체감적으로는 잘 모를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자유는 공기처럼  익숙하기 때문입니다. 자유를 억제당할 때 그 가치를 비로소 알 수가 있습니다. 흔히 자본주의 국가와 공산주의 국가의 가장 큰 차이점을 논할 때 자유라는 가치를 이야기합니다. 

독일 분단 시절 동독 주민들이 정부를 대상으로 가장 큰 불만을 가졌던 이슈가 동독 경계를 넘어서 여행을 갈 수 있는 자유가 없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1980년대에는 여행 자유화를 놓고 지속적으로 정부에 불만을 표출하였습니다. 그 여행 자유화에 대한 열망이 뭉쳐져서 그 해 11월 9일 베를린 장벽은 동독 주민들에 의해 자발적으로 무너지게 됩니다. 

베를린 장벽 붕괴

여러분은 여행의 자유가 뭐 그리 중요한가라고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막상 여행의 자유가 허용되지 않는 국가에서 살게 되면 그 가치가 얼마나 소중한지 알게 됩니다. 다른 것들이 충족되어도 "자유"라는 가치가 허용되지 않고 억압받는 생활을 해 왔던 것이 통일의 가장 큰 요인 중의 하나로 작용하였습니다. 

힘의 공백

세계 대전이 일어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세계의 힘의 중심은 유럽에 있었습니다. 그러나 세계 제2차 대전에서 독일이 패전한 후 유럽에 있던 힘의 중심이 미국과 소련으로 넘어가게 됩니다. 이후 미소 간의 전쟁이 실제로 일어나지는 않지만 자본주의와 공산주의 체제 경쟁과 군비 경쟁 등으로 냉전 체제가 시작이 됩니다. 

미국과 소련은 팽팽한 힘의 균형을 맞추고 오랜 시간을 지내왔습니다. 그러나 1980년대에 들어서 구소련의 지도자 고르바초프 때부터 개방화를 부르짖게 되고 공산권이 자체적으로 서서히 몰락하게 됩니다. 

팽팽하던 한 쪽이 무너지다 보니 힘의 균형이 깨지고 힘의 공백이 생깁니다. 이 틈을 타서 동독 국민들은 자발적으로 베를린 장벽을 무너뜨리고 통일을 성취하게 됩니다. 즉 미소 간의 힘의 균형이 팽팽할 시기에는 독일이 통일을 시도하기는 어려웠습니다. 

탁월한 지도자의 리더십 

사실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것은 우연이었습니다. 동독 정치 대변인의 말실수로 인해 여행자유화에 대한 잘못된 신문 기사가 나가게 되었습니다. 기사가 나간 그 날 장벽으로 동독 주민들이 파도처럼 밀려들어와 장벽을 무너트린 것입니다. 이 말실수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 기회에 좀 더 자세하게 다루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중요한 것은 베를린 장벽 붕괴는 계획된 것이 아니라 갑자기 우연히 무너지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이때 당시 서독의 총리 헬무트 콜(Hermut Kohl)은 우연히 발생한 사건을 놓고 해프닝으로 지나가지 않았습니다. 그는 어쩌면 이 사건으로 인해 독일 통일이 가능할 수 있겠다 생각을 하고 동독의 대표 도시 드레스덴으로 향합니다. 동독 주민들의 통일에 대한 열망이 어느 정도인지 알고 싶었던 것입니다. 

헬무트 콜은 드레스덴에서 통일 관련 연설을 하게 됩니다. 동독 주민들은 콜의 연설을 열화와 같이 지지하고 "통일"과 "우리는 한 민족이다"라는 구호를 외쳐주었습니다.  콜은 동독 주민들의 통일에 대한 열망을 눈과 가슴으로 확인하였습니다. 그는 이번에 통일하면 되겠다는 확신을 가지고 독일 통일을 급속하게 추진하게 됩니다. 

독일과 전쟁을 치루었던 승전국의 지도자들을 만나서 독일 통일에 대한 동의를 신속하게 얻어냅니다. 여러분들은 남북한이 통일하고자 했을 때 주변 강대국들이 동의를 쉽게 해 줄 거라고 생각하시지는 않으시죠. 통일에 대한 주변 국가들의 동의를 얻어내는 것은 매우 힘든 일입니다. 

그러나 헬무트 콜은 강대국 지도자들의 동의를 빠른 시간 내에 얻어내고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지 1년도 안된 1990년 10월 3일에 정식으로 독일을 통일하게 됩니다. 독일이 통일하게 된 데에는 이러한 지도자의 탁월한 리더십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라이프치히에서 시작된 통일 기도회 

동독의 주요 도시 중 하나인 라이프치히에 가 보시면 니콜라이 교회라고 있습니다. 이 교회에서 1980년 초부터 매주 월요일 오후 5시에 통일을 갈망하는 기도회가 열렸습니다. 니콜라이 교회 담임 목사인 퓌러 목사님은 감시와 억압 속에서도 쉬지 않고 월요 기도회를 주관하였습니다. 교회에서 기도회를 감시하던 동독 군인들도 목사님의 좋은 말씀을 매주 듣다 보니 감명을 받고 전도가 된 사례도 있었습니다. 

아무리 똑똑하고 뛰어난 정치인들에게 기대를 해도 독일의 통일은 오랜 시간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이럴 때 동독 기독교인들은 인간이 할 수 없는 일을 놓고 하나님께 기도를 드렸던 것입니다. 1989년 10월에 기도회에 참석한 교인들은 기도회를 마치고 교회 인근에 있는 아우구스투스 광장으로 나아가게 됩니다. 이미 광장에 수많은 라이프치히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이들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이들과 함께 통일을 염원하는 평화 시위를 하게 됩니다. 

이 평화 시위에 참석한 사람의 증언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나는 한 손에 초를 받치고 촛불이 꺼지지 않게 하기 위해 다른 손으로 초를 가렸다. 그래서 나는 시위에서 돌을 던질 수 없었다." 이 말이 의미하는 바는 폭력으로 진압하여도 시위에 참가한 동독 주민들은 비폭력 평화 시위를 하였다는 것입니다.

라이프치히 평화시위

이 라이프치히 평화시위가 성공을 하면서 동독 지역에서 통일 평화시위가 번져 나갔고 한달 뒤 베를린에서 장벽이 무너지게 됩니다. 많은 사람들은 독일 통일의 주역으로 베를린 시민들을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 이전에 통일을 위해 간절히 기도하였고 목숨을 걸고 평화 시위를 위해 거리로 나갔던 라이프치히 시민들의 용기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독일에서는 라이프치히를 통일의 성지로 기억합니다. 

마치며

이 외에도 독일이 통일하게 된 여러가지 이유가 있습니다만 이번 글에서는 제가 생각하는 핵심적인 몇 가지 원인들을 다루어 보았습니다. 요약하면 독일 통일은 한 가지 이유로는 설명될 수 없습니다. 

독일의 사례를 보았을 때 우리나라의 통일에도 시사점을 줄 수 있는 것들이 보입니다. 북한 주민들이 통일을 염원하는 자발적인 참여와 의지가 중요합니다. 한반도를 둘러싼 주변 국가들의 동의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통일은 평화적인 방법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도 생각해보아야 할 것입니다.

 

독일이 분단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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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장벽 건설 시작 196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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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장벽이 붕괴된 이유는 정치인의 말실수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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