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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정보/독일

독일인의 직업에 대한 소명의식은 어디에서 시작된 것일까?

by 페라리 에이스 2021. 1.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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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인들은 자신의 직업에 대한 소명의식이 있습니다. 이 유래는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요? 독일인들의 직업에 대한 관념들에 대해서 생각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저의 개인적인 주관이 많이 포함된 글입니다. 

독일어 단어 직업(Beruf)의 의미

독일어로 직업은 Beruf라고 합니다. Beruf는 berufen의 명사형인데, berufen이라는 동사의 뜻은 "부르다"입니다. 누가 부르는가 하면 하나님이 부른다는 의미로 해석합니다. 그러니까 독일어의 직업이라는 단어의 의미는 하나님이 나에게 그 일을 하도록 부른다는 개념이 됩니다. 우리가 부르심을 받아서 일을 한다고 하죠.

 

현대에 와서 직업은 내가 좋아서 선택하는 일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독일에서는 직업이란 하나님이 나를 그 일을 하게끔 부르셨다는 뜻이기 때문에 "천직"이라는 말로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어떤 젊은 2명의 청년이 직업으로 버스 운전사를 하고 있다고 가정해봅시다. 1명은 돈을 벌기 위해 마지못해 하기 싫은 일이지만 버스를 운전을 합니다. 그러나 다른 1명은 버스 운전사라는 직업을 하나님이 나에게 주신 천직으로 알고 소명의식을 가지고 운전을 한다고 생각해봅시다.

 

누가 더 안전하고 즐겁게 일을 잘할까요? 시간이 지날수록 누가 더 버스 운전사로서 프로페셔널하게 되겠습니까? 이런 직업에 대한 소명의식이 500년을 흘러 내려왔다면 그 차이는 얼마나 되겠습니까? 한번 이것을 놓고 많은 생각을 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마르틴 루터의 만인사제설 

지금으로부터 500여 년 전 독일에서 종교 개혁이 일어났습니다. 독일의 소도시 비텐베르크에서 신학 교수이자 신부였던 마르틴 루터는 면죄부를 판매하던 기존 가톨릭 교리를 비판하며 구원은 행위가 아니라 믿음으로 얻는다고 하였습니다. 그가 일으킨 종교개혁은 신앙의 분야뿐만 아니라 유럽의 모든 것을 바꾼 큰 역사적인 사건이 되었습니다. 

 

중세 시대에는 성직자가 가장 고위층으로서 그들이 말하는 것이 법이고 과학이자 기준이 되었습니다. 교황이 왕보다 더 큰 권력을 가지고 있던 이 시대에 목숨을 걸고 마르틴 루터는 종교개혁을 완성시켰습니다. 그가 주장했던 교리 중에서 만인사제설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성직자뿐 아니라 모든 사람들은 하나님의 일을 하고 있는 제사장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어떤 일을 하든 그것은 하나님이 주신 일을 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소명의식을 가지고 하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만인사제설이 담고 있는 직업에 대한 관념은 소명의식을 강조하고 있는데 이것이 500년 동안 독일인들의 직업 관념으로 잠재의식 속에 전통적으로 내려오고 있는 것입니다.

 

제가 경험해본 사람들 중에서 아버지가 버스 운전사인데 그 아들도 버스 운전사를 하는 사람들을 보았습니다. 아버지가 빵을 굽는 제빵사이면 그 아들도 제빵사를 본 적이 있었습니다. 그 아들은 어릴 때부터 아버지가 하는 일을 보면서 성장을 합니다. 같은 조건이라면 나이가 들어서 빵 굽기 시작하는 사람보다 어릴 때부터 장인인 아버지가 빵 굽는 것을 보면서 성장한 사람이 더 잘할 수밖에 없습니다. 

 

앞서 제가 독일 가전 기업 밀레에 대한 글을 썼습니다. 밀레의 경우도 가문 대대로 이어서 기업 경영을 합니다. 아버지가 하는 일을 이어받아서 계속 발전시킵니다. 독일의 유명한 중소기업들은 그 일에 대한 소명의식을 가지고 가계 대대로 이어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마이스터(Meister)를 우대하는 사회 

장인
장인

마이스터는 독일어로서 우리말로 해석하면 장인입니다. 장인이 우대받는 사회가 독일입니다. 독일 교육의 양대 산맥은 대학 교육과 기술 교육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기술 교육의 최고 정점에 서 있는 장인은 대학 교육에서 가장 명예로운 학위를 수여받은 박사만큼 사회적으로 존경을 받습니다. 

 

하나의 제품을 만들 때 소명의식을 가지고 평생을 더 나은 제품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하다가 생을 마치는 사람들이 장인입니다. 경쟁 상대는 자신이며 자신이 하다가 죽게 되면 그 자손이 뒤를 이어서 그 기술을 이어받습니다. 만약 소명의식이 없다면 더 돈을 많이 버는 일을 찾게 되겠죠. 

독일 기술력의 근원

독일은 우리나라와 같이 기술력으로 승부를 거는 나라입니다. 제품이 비싸도 높은 기술력으로 인해 품질이 더 좋기 때문에 잘 팔립니다. 이러한 독일의 기술력의 근원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 많은 고민을 해 보았습니다. 독일 기술력의 근원은 500년을 내려온 직업에 대한 소명의식에서 비롯된 것은 아닐까? 직업에 대한 관념이 큰 차이를 만든 것은 아닌가? 

 

직업에 대한 관념이 그 사회를 지탱하고 성장시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독일인은 출발선부터 전통과 누적의 힘을 안고 시작을 하기에 경쟁력이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그 저력의 근원이 되는 직업 소명의식에 대해 생각해보아야할 필요성이 있다는 점을 말씀드리면서 글을 맺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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